우리 국민들에겐 가슴 아픈 기억이 있는 핼러윈데이가 1년 만에 또 다가옵니다.
올해부터는 모두가 안전한 축제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핼러윈데이의 유래, 풍속들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1. 할로윈데이 유래
고대 켈트족(프랑스 남부 지방에 살던 인도유럽인)의 달력은 1년이 10달로 이뤄져 있었으며, 한해를 4개의 기념일로 구분했습니다. 그중에 그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긴 기념일은 한해의 마지막날인 10월 31일의 '사윈 축제'였습니다.
그들은 한해의 마지막날에 죽은 이들의 영혼이 내세로 여행을 떠나기 위해 인간 세계를 찾아온다고 믿었는데, 이때 열린 지하 세계의 문을 통해 달갑지 않은 손님인 악령·마녀·짓궂은 유령들도 함께 인간 세계로 온다고 생각했습니다.
켈트족들은 커다란 모닥불을 피워 영혼들의 여행길을 밝혔으며, 악령이 집안으로 들어오지 않고 밖에서 음식만 먹고 떠나라고 문 앞에 음식과 술을 놓아뒀습니다.
또한 악령이 사람들을 사람으로 알아보지 못하고, 동료 악령으로 착각할 수 있게끔 기괴한 모습으로 분장하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2.핼러윈데이의 전파와 정착
18세기에 미국으로 이주한 25만여 명의 스코틀랜드·아일랜드 이민자들이 할러윈 축제를 즐겼는데, 이때는 한 해 농사를 무사히 마친 것을 감사하고, 이웃들과 함께 돌아가신 분을 추억하는 가을 추수 감사 행사였습니다.
19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핼러윈데이는 켈트족의 풍습을 지키는 스코틀랜드, 아일랜드 이민자들만이 챙기는 소규모 지역 축제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1840년대 아일랜드 대기근으로 무려 100만 명의 아일랜드인들이 미국으로 이주하면서 비로소 할러윈데이는 미국 전역에서 즐기는 축제가 되었습니다.
3. 핼러윈데이 풍속
(1) 잭 오 랜턴(Jack-O'-Lantern)
각 가정에서는 호박을 파서 잭 오 랜턴(Jack-O'-Lantern)이라는 등을 만드는데, 이 등은 '잭(Jack)'이란 구두쇠의 영혼이 생전에 나쁜 짓을 많이 해서 천국과 지옥 양쪽에서 거부당하고 떠돌아다닐 때 들고 다녔다고 합니다. 이 등을 밖에 두는 집은 핼러윈데이 행사에 참여한다는 의미입니다.
(2) 트릭 오어 트릿 (Trick or Treat)
아이들은 악령·마녀·괴물 등으로 분장하고 이웃집을 찾아다니면서 '과자를 안 주면 장난칠 거야!'(Trick or Treat) 하고 외치면서 사탕과 초콜릿 등을 얻습니다. 이 놀이는 중세에 만성절(축일이 따로 제정되지 않은 성인들 모두를 기리는 날), 위령의 날(모든 죽은 이를 위해 기도하는 날)에 아이들 혹은 가난한 이들이 찾아와서 노래를 부르고 죽은 이를 위한 기도문을 낭송하면 그들에게 답례로 작은 케이크를 나눠주던 풍습에서 기원한 것이라고 합니다.
'트릭 오어 트릿'에 관한 최초의 기록은 1895년 스코틀랜드에 남아 있는데, 당시 아이들은 집주인이 자선을 거부하면 문 앞에 더러운 것을 놓고 가거나, 낙서를 하는 등 심술궂은 장난을 쳤다고 합니다.
'트릭 오어 트릿'은 1930년대 이후 광범위하게 퍼졌는데,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설탕이 배급제로 귀하게 되어 잠시 주춤하다가, 전쟁 후에 어두운 사회 분위기를 떨쳐내기 위해 축제에 더 열광하는 분위기를 타고 미국 전역으로 퍼져나갔습니다.
1980년대까지 이어지던 핼러윈데이 트릭 오어 트릿은 1990년대 이후 아파트 거주 인구가 늘어나고 이러한 풍습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이 늘어나면서 변화를 맞게 됐습니다. 또한 범죄와 사고가 많은 도시에서 아이들이 혼자 돌아다녀선 안 되고 반드시 어른이 동행해야 합니다.
(3) 사과 건지기 놀이
물을 채운 대야에 사과를 넣고 양손을 뒤로 한채 입으로 사과를 건져내는 놀이입니다.
이 놀이는 로마 신화에 나오는 과일의 여신 포모나(Pomona)로부터 비롯됐습니다. 한때 지금의 영국을 지배했던 로마인들도 켈트족의 '사윈 축제' 기간이 되면 잔치를 즐겼는데, 포모나는 10월을 관장하는 로마 신화의 여신이고, 사과는 포모나의 상징이었습니다.
또 사과는 잭 오 랜턴의 주인공인 구두쇠 잭 영감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자기를 따라오는 악마를 떨쳐 내고자, 악마에게 사과나무에 올라가서 사과를 따먹어 보라고 권했고, 악마가 올라간 사이에 칼을 꺼내 나무에 십자가를 그려서, 십자가를 무서워하는 악마에게서 지옥에 데려가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는 얘기가 전해져 옵니다.
4. 핼러윈데이의 의의
핼러윈데이에 켈트인들은 먼저 세상을 떠난 이들의 평온을 빌었고, 중세 사람들은 가난한 이들에게 음식을 베풀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의 핼러윈은 너무 상업적으로 변질됐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단절된 채 지내던 이웃 사이에 '트릭 오어 트릿'을 통해서 소통의 다리를 놓아주고 , 지역의 문화 활동을 활성시키는, 순기능이 많은 축제로 거듭나길 바랍니다.
무엇보다도 작년의 아픈 기억을 잊지 말고, 모두가 안전하게 즐기는 행사로 바르게 자리매김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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