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극히 평범한 가정에서 자란 중년 아줌마입니다.
요즘에는 자녀들에게 금융 교육이 필요하다는 말을 많이 하지만, 그 당시엔 그런 개념 자체가 전혀 없었어요.
그냥 성실하게 열심히 살면 경제적으로도 풍족해질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결혼하고 아이 둘을 낳고 살아왔습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겪은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 속에서 몸소 체험한, 매우 보편적인 부동산 지식들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1. 아이가 없을 때 악착같이 저축해서 시드머니를 모아야 한다.
남편과 저는 돈을 펑펑 쓰는 스타일도 아니고, 명품을 좋아하는 스타일도 아닙니다.
다만, 사람 사는 재미는 누리고 살고, 사람의 도리는 제대로 하고 살자는 주의예요.
저희 부부는 2005년 결혼했는데, 그 당시월소득은 둘이 합해서 약 500만 원 안팎이었습니다.
그런데, 한 달 저축액이 100만 원 정도밖에 안 됐어요.
요즘 재테크에 관심을 갖고 유튜브를 보다 보면, 한 달에 70% 이상 저축하시는 분들도 많던데, 정말 너무 현명하시고 잘하시는 거예요.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독한(?) 마음을 먹고 시드머니를 모으지 못하면, 나중에 아이들과 함께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겁니다.
2. 거주와 투자는 분리하는 게 진리다!
결혼할 당시 남편은 대학원 박사 과정이었는데, 3년 후 공부를 마치고 대기업에 입사하게 됐어요.
저희 신혼집이 서대문구에 있는 공공임대주택이었는데, 경기도에 있는 남편 직장까지 1시간 40분이 넘게 걸렸어요. 통근버스를 타기 위해서 새벽 6시에 집에서 나가고, 밤 10시가 넘어서 들어오는 생활은 세 달쯤 하고 나니, 사람이 폐인이 되더라고요.
30년 가까이 살아왔던 동네를 떠나는 건 너무 아쉬웠지만, 남편 회사 가까이로 이사를 결심하게 됐어요.
여기서 실수했던 점은, 그때 서울에 아주 작은 집이라도 하나 사 두고 경기도에 전세나 월세로 거주했어야 했는데... 하는 점이에요.
그랬으면 경기도에 집을 샀을 때 보다 더 큰 상승분을 얻을 수 있었을 텐데...
그 당시에 부동산에 대해 너무나 무지했던 저희 부부는 내 집에 거주해야 한다는 생각만 했지, '거주와 투자를 분리할 수 있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거죠.
그렇게 떠나 온 서울은 지금 다시 입성하기엔 너무 많이 올라버려서 많이 아쉽습니다.
3. 부동산은 나의 취향이 아닌 대중의 취향에 맞춰 사자.
경기도로 이사한 이후로도 여전히 부동산에 별 관심 없이 전세로만 살다가, 2014년 7월 큰애 초등학교 입학을 준비하면서 초등학교가 가까운 아파트로 이사하기로 했습니다. 임장을 가 보니, 정말 너무나 제 취향인 거예요. 단지 산책로가 뒷산과 바로 연결돼 있고, 동네가 조용하고 차도 많이 다니지 않고...
그때도 집을 살 생각은 하지도 않고 전세로 2년을 살았는데, 임대인께서 갑자기 집을 파시겠다는 거예요.
주변에 전세로 나온 집도 거의 없었고, 단지도 마음에 들었던 터라서, 고민 끝에 첫 집으로 매수하게 됩니다.
그 집 외에 2014년 말에 청약에 당첨되어 졸지에 2 주택자가 되었어요.
2017년에 등기 쳤던 그 아파트는 사람과 차가 넘쳐나고, 상가도 많고, 왕복 12차선 도로 옆에 있었어요.
공기도 맑지 않은 것 같았고 제 취향엔 별로였죠.
그러나 2020년 말 두 아파트를 급히 처분하게 됐을 때 알았습니다.
아파트는 나만 좋아하는 곳을 사면 안 되고, 대중이 좋아할 만한 곳을 사야 한다는 것을요.
2016년에 매입했던 아파트는 제가 팔고 나온 가격이 지금도 해당 타입의 최고가입니다.
2017년에 등기 쳤던 아파트는 조정기를 거친 이후에 꾸준히 상승 중이고, 아직도 종종 호갱노노에서 검색 순위권 안에 진입합니다.
4. 시장과 부동산 정책은 수시로 바뀐다. 겁내지 말자!
얼떨결에 집을 두 채나 소유하게 됐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부동산에 대한 공부는 여전히 안 된 상태였어요.
2020년 말 정부가 일시적 1 가구 2주택 적용시, 최종 1주택의 바로 직전 집을 매도한 지 2년이 지나야 일시적 1가구 2 주택을 적용받을 수 있다고 발표하자, 여러 가지 손해를 감수하면서 4개월 만에 집 2채를 다 팔아 버리게 됩니다.
그러나 저희가 집을 매도한 지 얼마 안 돼서 저희가 거주하던 지역은 조정지역에서 해제되어 양도세율이 낮아졌고, 그 말도 안 되는 일시적 1 가구 2 주택 규정은 사라졌거든요.
5. 아무리 좋은 오피스텔이라도 아파트를 이길 순 없다
2 주택을 정리하고 저희는 상급지로 이주했습니다. 실거주 1채는 있어야 된다는 생각으로 바로 매수하기로 했죠.
그런데, 정부의 강력한 규제로 이사 갈 지역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돼서 대출을 많이 받을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아파트가 아닌 주거용 오피스텔을 매수하게 됐어요.
사실 이 오피스텔은 호수 영구 조망권, 백화점과 지하로 연결, 호수 공원 산책로로 바로 진입 가능해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입지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 정도의 입지라면 웬만한 아파트보다 가격 상승률이 높지 않을까? 매수 당시에 그런 막연한 기대가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매수 후 4년이 지난 지금, 주변 아파트들은 하락기를 벗어나 조금씩 상승세에 접어들었는데 저희 오피스텔은 아직 잠잠합니다.
오피스텔 매수를 고려하시는 분은 아파트 보다 상승률이 높을 수 없다는 점을 꼭 기억하셨으면 좋겠어요.
부동산 어린이도 아니고 신생아였던 저희 부부는 살면서 아주 느리게 부동산 어린이가 되어갔습니다.
좀 더 일찍 경제 공부, 부동산 공부를 하고, 투자를 일찍 시작했다면 지금과는 다르게 살고 있지 않을까 후회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지나간 세월은 돌이킬 수 없죠.
이제라도 정신 차리고 다음 투자를 준비하기 위해서, 저희 부부는 오늘도 열심히 시드머니를 모읍니다.
'부동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주택청약종합저축 종류, 1순위, 변경사항, 전환 (7) | 2024.10.17 |
---|---|
신한은행 전세자금대출 중단 (1) | 2024.08.24 |
래미안 원펜타스 분양 (0) | 2024.07.20 |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무순위 줍줍 (10) | 2024.02.21 |
1.10 부동산대책 (1) | 2024.01.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