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부모님께서 돌아가셨습니다.
임종이 임박했을 때 슬픈 마음은 가눌 수가 없지만, 곧 치러내야만 할 장례절차는 차질 없이 준비해야겠기에 검색을 많이 하게 됐습니다.
누구나 겪게 되는 이별의 과정이지만, 세부적인 정보가 많이 공개되지 않은 것 같아서 제 경험들을 정리해서 적어 보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3일장을 기본으로 하는데요.
일자별 진행절차와 준비해야 할 것들 알려드리겠습니다.
목차
1일차
2일차
3일차
1일차
① 장례식장 예약
조문객들이 찾아오시기 편한 큰 장례식장들은 빈소가 다 차 있어서, 대기했다가 뒤늦게서야 빈소를 차릴 수 있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주의하실 것은 곧 임종하실 것 같더라도, 임종하시기 전까지는 아직 고인이 아니시기 때문에 장례식장을 예약할 수가 없습니다.
많이 슬프고 힘드시겠지만, 빈소를 차리고자 하는 장례식장이 정해졌다면, 임종하시자마자 장례식장부터 예약하실 것을 추천합니다.
참고로, 장례식장 예약은 상조회사에서 해 주지 않습니다. 상주들이 직접 해야 하는 일이니 꼭 기억하세요.
② 사망진단서 발급
고인을 모시고 장례식장으로 가시기 전에, 담당의사 또는 간호사에게 사망진단서 발급을 요청해야 합니다.
사망진단서는 고인의 보험금 청구, 은행, 관공서 등 각종 업무에 꼭 필요하기 때문에 최소 7부 이상 넉넉하게 발급받으시길 바랍니다.
참고로, 학생들의 인정 결석 확인을 위한 서류는 학교에서 사망진단서(사본도 가능)만 요청하는 경우도 있고, 가족관계증명서까지 요청하는 경우도 있어요. 담임선생님께 미리 문의하시고, 다시 등교할 때 아이 편에 보내시면 인정 결석 처리됩니다. 조부모 장례시 보통 5일이 인정결석으로 처리되니 참고하세요. (학교별 규정 확인 필요)
가족관계증명서는 고인께서 학생의 조부모님이신 경우, 학생의 부모님에 대한 가족관계증명서를 발급하시면 됩니다. 그러면 거기에 학생이 고인의 조부모님이시라는 관계가 한 장의 서류에 표시되게 됩니다.
③ 운구
장례식장 운구직원이 운구용차로 장례식장까지 운구합니다.
저희의 경우엔 입원하셨던 병원의 장례식장을 이용해서 차량으로 이동하는 과정은 없었습니다.
④ 안치
장례식장 직원과 유가족이 함께 동행하여 고인을 안치한 후 안치실 번호를 확인하게 됩니다.
⑤ 상조회사 연락
상조회사에 가입 안 하신 경우엔 장례식장을 통해서 후불제 상조회사에 의뢰할 수 있습니다.
연락을 하면 대부분 24시간 대기하고 있다가 바로 연락을 주십니다.
⑥ 부고문자 보내기
요즘은 대부분 모바일 부고장을 보내는 것 같아요.
상조회사에 장례식장의 위치, 상주와 가족들의 이름·연락처·계좌번호(조의금 계좌이체용), 장례 일정(입관, 발인)을 결정해서 알려 주면, 상조회사에서 모바일 부고장을 작성해서 보내줍니다.
⑦ 장례 절차 논의
빈소에 방문한 상조회사의 장례지도사와 장례 진행에 필요한 세부 사항들(장례식장 위치, 화장 여부, 관, 수의 등)을 의논하게 됩니다. 가능한 한 가족들이 미리 의견을 맞춰 두시면 진행에 큰 도움이 됩니다.
⑧ 화장장 예약
화장을 하기로 한 경우,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가능한 빨리 예약해 두세요.
⑨ 상복 입고 고인께 인사드리기, 조문받는 방법 배우기
다른 분들이 조문 오시기 전에 상복으로 갈아입고, 고인의 영정사진에 상주들이 먼저 인사를 드립니다.
장례지도사님이 조문 받는 방법을 알려 주십니다.
핵심은 조문객이 예의를 표하는 방법에 맞춰드리는 것.
조문객 보다 반박자 늦게, 조문객이 하는 대로 따라서할 것. (조문객이 목례하시면 목례로, 조문객이 절하시면 맞절로...)
2일차
① 입관
고인을 관에 모시는 절차입니다.
입관시간은 유족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먼저 장례식장에 입관실이 비어있는 시간을 문의하신 후 입관 시간을 정하셔야 합니다.
입관 전까지 장례식장에 사망진단서를 제출하셔야 합니다.
입관 시에는 장례지도사가 유족들에게 선택권을 주게 됩니다.
안치실에서 고인을 모시고 나와서 입관하는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지켜보실 수도 있고, 수의를 입으신 후에 관에 모시는 모습만 참관하실 수도 있습니다.
입관 후에 남자 상주들은 완장을 팔에 착용하고, 여자 상주들은 흰색 리본 머리핀을 꼽습니다.
예전엔 장례 후에도 흰색 리본 머리핀을 하고 다니는 분들을 본 것 같은데, 장례지도사님이 요즘엔 장례가 끝나면 더 이상 하고 다니지 않는다고 해요.
참고로, 저희는 기독교식으로 장례식을 치렀는데요. 기독교식 장례에서는 가족들이 입관을 참관한 후에 교인분들과 입관 예배를 드리는데요.
모바일 부고장에 큰 글씨로 입관 시간을 적고, 그 아래에 입관 예배 시간을 적어놨더니, 입관 시간에 오셔서 그 시간에 예배드리는 줄 알았다고 하시는 분이 많았어요.
작은 글씨는 잘 안 읽으신다는 사실 기억하시고, 기독교식인 경우엔 모바일 부고장에 입관 시간이 아닌 '입관 예배' 시간을 적으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② 조문받기
3일장의 경우, 3일째 되는 날은 보통 아침 일찍 장례식장을 출발하여 장지나 화장장으로 향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가장 많은 조문객이 찾아오시는 날은 1일차 저녁부터 2일차 하루 종일입니다.
이 시간이 정신적으로나 체력적으로 많이 지치고 힘든 때입니다.
식사를 하실 시간이 없을 정도로 조문객들이 많으시더라도, 절대로 식사는 거르지 마세요.
상주들이 교대로 식사하시면서 조문받으시면 됩니다.
그리고, 요즘 같이 바쁜 시대에 먼 길 찾아와 주신 조문객들에게 말과 태도로 감사함을 표현해 주세요.
안 드신다고 해도 식사나 다과를 꼭 권해 주세요.
③ 장례식장, 상조회사 정산
정산은 3일차에 장례식장을 나서기 전까지만 하면 되는데요.
3일차에는 새벽 일찍 출발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2일차에 조문이 거의 마쳐질 즈음에 장례식장과 상조회사 정산을 미리 완료해 두시면 좋습니다.
장례식 비용을 지불할 곳은 장례식장과 상조회사 두 군데로 나뉩니다.
장례식장에는 장례식장 빈소 사용료, 관리비, 음식값, 제단장식, 매점(음료수, 일회용품 등), 영정사진 제작비용 등 상조회사에 지불할 금액 이외의 모든 비용을 내신다고 보면 됩니다.
장례식장 비용 정산에 앞서서, 주방 도우미분들을 통해서 매점에 반품을 요청하시면 매점직원이 빈소를 방문하여 매점에서 빈소에 넉넉하게 갖다 놓았던 음료수, 일회용품 등 중에서 사용하지 않은 물품을 확인하고 반품 절차를 진행합니다.
반품이 완료되면 장례식장 사무실에 가서 장례식장에 지불할 모든 금액을 한꺼번에 결제하시면 됩니다.
참고로, 영정사진은 장례식장에서 제작할 경우 비용을 따로 내야 하는데, 상조회사에 요청하면 무료로 제작해 주기도 합니다. 상조회사에 무료 여부를 확인하고 영정사진 제작을 의뢰하세요. 이 때 장례식장에는 영정사진을 제작할 필요가 없음을 미리 알려야 합니다. 저희의 경우엔 미리 알리지 못해서, 장례식장에 14만 원 정도를 지불해야만 했습니다.
결제수단은 현금, 신용카드 모두 가능하고 현금영수증 발급 가능합니다.
한 개의 신용카드로 모든 장례비용을 결제하실 경우, 장례식장에 지불할 비용이 더 큰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장례식장 비용을 먼저 결제하고, 잔여 한도를 확인하신 후에 상조회사 비용을 결제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④ 발인날 점심식사 할 식당 예약
다음 날 장례를 마치고, 화장장 또는 매장지까지 함께 동행해 주신 분들과 점심식사할 장소를 미리 예약해야 합니다. 어디로 갈까는 상주가 고민할 필요가 없이, 장례지도사에게 적당한 식당을 추천받는 것이 좋습니다.
저희도 열심히 검색해서 예약했지만, 당일에 장례지도사님이 보더니, 대형버스 주차가 불가능한 식당이라고 하셨어요. 장례지도사님 또는 버스기사님들은 전국의 장지를 다니기 때문에 검증된 식당 데이터들을 갖고 있습니다. 추천받은 식당에 미리 예약해 두시면 편합니다.
3일차
① 사망진단서, 상주 신분증 꼭 챙기기
장지로 출발하기 전에 묘지 관리사무소에 제출할 사망진단서와 상주의 신분증을 꼭 챙겨 가셔야 합니다.
매장 작업을 하는 인부들의 작업비를 현금으로 준비해 가야 합니다.
② 발인
장례식장에서 장지 또는 화장장으로 떠나는 것을 발인이라고 합니다.
발인 과정에서는 상주를 제외한 사람이 영정 사진을 들고, 보통 6인이 관을 운구하여 차에 싣게 됩니다.
기독교식 장례에서는 보통 발인 전에 발인예배를 드리고 발인을 하게 됩니다.
③ 하관
④ 장례식장으로 돌아와서 상복 반납
상조회사를 이용하는 경우에도, 상복은 장례식장에서 대여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장례 후에 장례식장으로 돌아와서 상복을 반납해야 합니다.
이 글을 적으면서, 떠나가신 부모님 생각이 나서 제 맘이 불편하기도 했지만, 장례를 준비해야 하는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면서 최대한 자세하게 적어보았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장례 절차 이후에 처리해야 할 일들을 적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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